우리 주위에 음악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한 번은 스쳐 가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을까?'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가운데에서 적어도 절반 이상은 공감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절대음감은 무엇이고 이것이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절대음감( Absolute Pitch)이란?
절대음감이란 음의 절댓값을 판별하고 구분할 수 있는 음감을 말하며, 기준이 도는 음의 도움 없이도 음의 높낮이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을 음악적 용어로는 '음고(음의 높이)'라고 합니다. 소수의 사람에게만 발생하여지는 특별한 능력, 달란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절대음감을 가졌는지 알아보는 테스트가 존재하는데 이 테스트에서 60점 만점 중 55점 이상이 나오게 되면 전문적인 수준의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고 판정하게 됩니다.
절대음감은 어떻게 생기는가?
대부분 절대음감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경우가 많지만 후천적으로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유아기 시절의 영향이 크다고 말하는데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같은 악기의 소리에 노출이 되었거나 음악을 얼마나 많이 접했는지에 따라서 생겨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절대음감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은 음악가의 가정에서 자랐거나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는 환경에서 자란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중국어처럼 성부가 나뉘어 있는 모국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높고 어느 시점에 후천적으로 자연스럽게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특별한 상황이나 환경이 아니더라도 훈련을 통해서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들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또한 절대음감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사용하지 않거나 노년이 되면 절대음감이 무뎌지거나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상대음감(Relative Pitch)이란?
상대음감은 음과 음 간의 거리를 상대적으로 듣고 판별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개인의 노력과 훈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음감이며 겉으로 보기엔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과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합니다. 물론, 상대음감 또한 절대음감과 같이 선천적으로 음감에 뛰어난 사람이 존재하지만 충분한 훈련과 노력을 통하여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준이 되는 음이 없으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고 어떠한 음도 다장조(C Major Scale)로만 들리게 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기준이 되는 음만 있다면 빠르게 음과 음의 높이를 파악하고 판별할 수 있으며 여러 악기의 소리가 동시에 들리는 것에 대해 민감함과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절대음감의 장점과 단점
장점
가장 큰 장점은 귀에 들리는 모든 소리를 음으로 판별할 수 있어서 악기를 배우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 악보 없이도 연주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바이올린, 피아노, 기타와 같은 악기를 다루는 사람에게는 아주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절대음감은 음악을 전공하고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사실 크게 장점이 되는 부분은 없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단점
주위의 모든 소리가 음으로 들리기 때문에 실생활에서의 불편함이 큽니다. 심한 경우는 말소리, 바람 소리 등 여러 가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잦은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음악 종사자 같은 경우는 여러 가지 악기의 소리가 동시에 들리기 때문에 소리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조성을 바꿔서 연주해야 하는 클라리넷, 색소폰, 트럼펫 등의 이조악기를 다룰 때 악보와 음이 달라서 초반에 악기에 적응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음악의 왕 '세종대왕'
1449년 12월 11일 명을 받고 '편경'을 연주하고 있는 음률가(音律家) 박연에게 '편경 하나의 소리가 약간 높으니 손을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고 세종대왕께서 말씀하신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세종대왕께서는 악기의 미세한 음정을 단번에 판별할 수 있는 절대음감의 소유자였습니다. 음악의 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동양 최초의 유량악보인 '정간보'가 바로 세종대왕께서 만든 것이었습니다. 유량악보란 음의 높이와 길이를 나타내는 악보입니다. 정간보는 중국과 당시 조선에서 사용되던 12 율명의 앞 글자만 네모 칸 안에 적어 음의 높이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표기하는 악보입니다. 또한 칸 하나가 하나의 박자를 표시하고 칸 속의 율명 계수에 따라서 박자가 나눠지는 방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정간보는 서양음악의 오선보와 함께 세계 2대 유량악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세종대왕께서는 정간보와 더불어 조선만의 음악인 신악을 창제하기도 했습니다.
총정리
결론적으로 절대음감이 있어야만 음악을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절대음감은 소수의 사람만이 가지게 되는 특별한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음악에 종사하시는 분들 가운데에서도 상대음감을 가진 분들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음감을 가졌는지에 대한 기준으로 음악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판단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절대음감이나 상대음감이나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보다 좋은 결과물을 창출해 낼 수 있도록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그에 따른 열정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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